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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숨진 아버지…DB손해보험, 13년 뒤 소송
사고 당시 예닐곱 살 딸들…성년 되자마자 '억대 빚'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숨진 지 13년 만에 갑자기 보험 회사에서 유족들에게 돈을 갚으라고 소송을 걸었습니다.
사고 당시에 예닐곱 살이었던 딸들이 성년이 되자마자 수억 원대 빚더미에 앉게 된 사연을 이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는 지난 2000년 2월 14일 새벽,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났습니다.
도로 공사 뒤 남은 돌가루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운전자였던 김씨의 아버지를 포함해 4명이 숨졌습니다.
보험이나 재산이 없는 김씨 유족을 대신해 정부 위탁을 받아 DB손해보험이 숨진 동승자 유족들에게 1억8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12년 뒤 DB손해보험이 유족들에게 이 돈을 달라고 지급 명령을 보냅니다.
[김모 씨/막내딸 : (법률 상담을 받았더니) 이거 별거 아니라고 이거 (소멸시효 3년이) 다 지난 사건이고 오래돼서, 이거 한 장(이의신청서)만 쓰면 된다고 해서.]
이듬해 김씨 가족 없이 정식 재판이 열렸지만, 대응해야 한다는 걸 몰랐습니다
대가는 컸습니다.
어머니가 6000만 원, 갓 성인이 된 언니 둘과 고등학생인 김씨가 각각 4천만 원을 못 갚으면 해마다 20퍼센트의 이자를 내라고 판결이 났습니다.
[김모 씨/막내딸 : 달에 300만원이 붙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선생님 실제로 버시는 돈보다 매달 늘어나는 빚이 더 많은 거네요?) 네, 맞아요.]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내야할 돈은 4억4천만 원이 됐습니다.
빚 독촉이 가족을 죄어왔습니다.
[김모 씨/막내딸 : 저희 계좌가 갑자기 압류됐어요. 돈을 언제 뺏길지도 모르고, 하루하루를 조마조마하게.]
법조계에선 재판 당시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만 했어도 김씨의 가족이 이겼을 거라고 합니다.
법률을 조금만 알았어도 대처할 수 있었을 거란 얘기입니다.
[김모 씨/막내딸 : (어머니께서) 저희한테 (빚을) 짊어지게 한 게 정말 미안하다고. 무지해서 이렇게 됐다고.]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은 김씨 가족의 채권을 없앨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화면출처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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