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으로 표시해놓은 부분이 일명 '갱폼'이라고 하는 수직 이동식 거푸집입니다.
무너진 방향에도 있었을텐데 그게 벽체를 물고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파트가 일반적으로 동일한 평면으로 여러층 있는 형태이다보니 밑에서부터 저런 갱폼을 설치해서 한층씩 밀고올라가면서 외벽의 거푸집 역할을 합니다.
이런게 없으면 높은 외벽의 거푸집을 만드는게 무척 까다롭겠죠.
단면을 보면 대략 이런 식의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결국 양생이 되어있는 아래쪽의 외벽에 앙카로 부착하여 그 위에 새로운 벽체를 만들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즉 고정이 되는 아래쪽 벽체가 양생이 잘 되어있다고 가정하고 그 위로 올라가는 형식입니다.
이게 왜 떨어졌을까.. 많은 분들이 예상하시는 또는 들어보신 바와 같이 콘크리트의 동해(冬害)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콘크리트는 현장배합하거나, 레미콘(회전 드럼통이 달린 트럭이 배합된 상태로 운반해서 현장에서 바로 사용하는 콘크리트)를 사용합니다. 물론 요즘은 99.99% 레미콘을 사용합니다. (어렸을 때는 현장에서 골재도 채로 거르고 삽으로 시멘트랑 배합하는걸 많이 본 것 같은데..)
콘크리트는 물+시멘트+골재(모래+자갈)로 구성되어있으며 시멘트가 물을 만나 수화반응을 일으켜 굳어지는 과정을 양생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있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온도입니다.
기온이 너무 낮으면 양생이 되기 전에 물이 얼어버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이 얼음이 되면 부피가 늘어나죠.
이런 식으로 물이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게되면 그 수축과 팽창으로 인해 결국 콘크리트의 양생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이후 균열이나 박락현상이 발생합니다. 당연히 강도도 제대로 나오지 않게되고요.
콘크리트는 양생 과정에서 화학반응에 의해 열이 발생되기 때문에 기온이 0도 언저리 정도라면 표면에만 약간 영향을 받고 전체적인 강도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영하 10도..뭐 이런 날에는 내부 깊은 곳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동해를 방지하기 위해 한중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등 여러 대안이 있지만, 그래도 결국 대안일 뿐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영하가 지속되는 기온이라면 콘크리트 타설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공사(국가나 지자체의 공공부문 공사) 현장은 동절기에 필수적으로 휴식기를 가집니다.
현장을 보면 뜯겨나간 외벽의 안쪽 바닥판(슬래브)도 함께 떨어진 것이 보이는데.. 아파트는 벽체가 그 상부층의 슬래브의 하중을 지탱하는 벽식 구조이기 때문에 벽이 떨어저나가면 당연히 함께 떨어지겠죠. 맨 위의 벽이 떨어져나가면 그 슬래브가 밑으로 떨어지고 그 힘에 의해 하부 수 개 층이 연쇄적으로 파괴된 것으로 보입니다. 몇 개층 아래쪽은 수 개월 전 가을에 만들어진 곳이라서 강도가 부족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엄청난 무게의 콘크리트가 한꺼번에 떨어지면 당해낼 수가 없겠죠.
'무량판'이라는 단어도 기사나 댓글 등에서 보이는데 무량판은 슬래브에서 보(BEAM)없이 기둥이나 벽으로 하중을 직접 전달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벽식 구조 아파트는 곧 무량판구조이기도 합니다. 즉 이번 사고가 무량판구조 때문은 아닙니다. 모든 구조형식은 정상적으로 설계, 시공하면 충분히 안전합니다.
요약 (붕괴 순서 추측)
1. 최상단의 갱폼과 외벽이 무너짐 (콘크리트 강도 부족)
2. 최상단의 슬래브가 외벽이 떨어지면서 함께 아래로 떨어짐
3. 위에서 떨어지는 콘크리트들에 의해 연쇄적으로 여러개 층이 파괴됨
출처: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6866111?od=T31&po=5&category=0&groupCd=
'지나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AN-225 세계 최대 수송기.. 공격에 폭파 (0) | 2022.03.06 |
---|---|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최악의 아침 (0) | 2022.02.26 |
열차와 경차 충돌…40대 엄마 중상·3살 딸 사망 (0) | 2022.02.24 |
쿠* 안전 사고 (0) | 2022.02.20 |
입사 한달 9급 공무원..자살 (0) | 2022.02.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