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가 와이프 딸이라고 합니다..
2023-01-24 23:01
하....
진짜 이런데 밖에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는게 이런 기분인지 몰랐는데 참 씁쓸하네요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풀어야 할지를 모르겠는데 일단 뭐 앞뒤 상황 먼저 설명을 하자면 저희는
결혼 4년차 부부이고 5살, 6개월 된 딸이 있습니다.
그동안 딱히 서로 큰소리 나온적 없고 불만도 없지는
않았지만 나름 잘 조율 되며 살아왔고
금슬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는 처제와 3년째 같이 살고 있습니다.
와이프... 솔직히 저한테 과분하다 생각했고
평생의 소원이 화목하고 북적이는 가정을 꾸리는거라
그 꿈을 이루게 해준 와이프한테 감사했습니다.
첫직장에서 첫눈에 반해서 1년 넘게 쫓아다니다가
겨우 마음 얻어내고 2년정도 연애하다가 결혼했습니다
연애하는 동안에도 늦둥이 동생이 있다는걸 알았고
와이프가 신경도 많이 쓰고 걱정하는게 눈에 보일정도였고
졸업식이나 기타 학무모나 보호자가 필요한 순간에
장인장모님 대신 함께 간 적도 여러번 있습니다.
그러다가 처제가 학교에서 따돌림? 비슷한걸 당했고
그게 꽤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어느날 문득 와이프가 처제를 우리가 데려와서
대학 갈때까지만 함께 살면 안되냐 묻더군요
앞서 말했든 저는 집은 북적한게 좋다 생각하는 사람이고
처제 학교생활 문제 뿐만이 아니라
처가가 시골이고 장인장모님 연세도 연세니 만큼
교육이며 인프라며 모든것이 부족한게 사실이기에
저도 흔쾌히 동의했고
처제도 성격도 좋고 붙임성있고 또 어른들이랑 자라서
그런지 예의도 바르고 그랬습니다
첫째도 처제를 많이 따르고 좋아했구요...
저희가 정말 바쁠때 애도 봐주고 가사일도 거들어서
내심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더 잘해주고
물질적으로나마 보상해주려고 신경도 많이 썼어요
그리고 같이 지내다보니 정도 많이 든것도 사실이고
농담 삼아 내가 첫사랑에 성공만 했어도
너만한 딸이 있었을거다 하며 큰딸 삼아 지냈습니다.
근데 그게 농담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네요..
그 처제가 와이프가 어릴때 낳은 딸이었습니다
그동안 장인장모님 호적에 올려서 자매로 살았던거고
저는 연애기간 포함 7년가까이 감쪽같이 속아왔네요
처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구요..
이걸 어떻게 알게됐냐면 이번 설날에 처가에 가게됐는데
사실 저희 둘째가 계획하고 낳은 아이는 아니거든요..
저는 좀 바라긴 했지만 와이프 직장이나 커리어문제로
첫째까지만 계획하고 생각치 않고 있다가
얼떨결에(?) 임신이 된 경우인지라..
혹시라도 또 이런 실수아닌 실수가 있을까 싶어서
둘째 출산이후에 정관 수술을 계속 고민중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남성성에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고 남자로서의 자존심 같은거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는 상황이었어요
장인어른과 한잔두잔 하다보니 이런 이야기도 나오게됐고
장인어른이 무심코 "정관 수술 그거 해도 아무 상관 없다 나도 옛날에
예비군훈련 빼준다고 해서 받았는데 아직까지 팔팔하다"
뭐 이런 식으로 농담삼아 얘기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에이 그래도 처제 태어난거 보면 정관수술해도 임신할
가능성은 있단거네요~" 하면서 웃고 말았는데
그때 장인어른 표정이 뭔가 좀 이상했습니다...
아차 싶다고 해야 하나 뭔가 몹시 당황하신 표정이었고
평소랑 다르게 허둥지둥 화제를 돌리시더니
일찍 들어가시더라구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별 생각 없었어요
그냥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제 아침에 뭔가 모르게 장인장모님이 저를 대하는 태도?
분위기 이런게 평소랑은 확연하게 다른게 느껴지더라구요
뭔가 콕집어 설명하기에는 애매한데
직감적으로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순간 뭔가 쎄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한번 눈이 뜨이니까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꼈던 위화감이나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하나둘씩
조각이 맞춰지면서 어?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전에 집에와서 넌지시 와이프를 떠봤어요
제발 아니기를 바라면서...
처제는 외탁한 것 같진 않은데 장인어른도 안닮았다
그러고보니 혈액형도 혼자 o형이었지?
이런식으로 슬슬 떠보면서 와이프 표정을 보니
아 뭔가 있긴 있구나 싶은 확신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진지하게 나한테 숨기는거 없냐고
나도 어느 정도 알고 당신한테 물어보는거다
처제 손잡고 같이 유전자 검사라도 해볼까 하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처제가 무슨 죄인가 싶어서
당신한테 먼저 말하는거다 하니까
처음에는 펄쩍 뛰더니 한참있다가 얘기하더라구요
어리고 철 없을 때 과외해주던 오빠랑 만났었는데
6개월이 넘도록 임신한 사실을 몰랐고
원래 생리도 들쭉날쭉하고 배도 안나와서 전혀 모르다가
이미 지우기엔 너무 늦은 시기에 알게되었고
당시엔 졸업만 하면 곧바로 결혼하자 했던 그 사람도
군대에 간다고 한 후에 연락이 싹 끊겨버리고
임신했다는 사실만 알려져도 퇴학을 당하게되니
어찌저찌 방학에 맞춰서 출산을 하게됐고
주변에 아무도 모르는체로 그렇게 평생을
부모님 호적에 올려서 살아왔다고 합니다...
구구절절 사연이 더 많기는 한데 다 적기는 그렇고
또 그런 얘기들 들어보니 참 딱하기도 하고
그동안 마음고생도 심했을거다 싶은 마음도 드는데
한편으로는 그동안 이렇게 감쪽 같이 속여온 것이
너무 충격적이고 괘씸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더 속여온것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솔직히 처가 식구들도 이젠 예전처럼 못 대할 것 같고
처제도 지금 심정으론 곱게만 보이진 않을것 같네요
와이프는 이래서 평생 혼자 살려고 했었는데
남자라고는 쳐다도 안보고 살았는데
그런 사람 꼬신게 저 아니냐며 통곡을 하더군요...
지금 상황에선 도저히 정상적인 대화가 안될 것 같아서
일단은 나와서 차에 앉아 있는데
이걸 참... 어디에 얘기를 해야될런지...
아니 어디 얘기도 못하죠 참...
제 머릿속도 정리가 안된 상황인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이혼을 하는게 맞는건지
이혼을 하면 애들은 또 어쩌고 재산이며 뭐며...
한편으로는 와이프 입장도 안타깝기도 하고
정말 머리가 터져나갈 것 같네요...
참... 어쩌면 좋을까요...
출처 ppomppu.co.kr 처제가 와이프 딸이라고 합니다..(삭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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