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의 최고 성공 사례와 불확실한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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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이야기

미국 이민의 최고 성공 사례와 불확실한 앞날

by K 61417 2019. 8. 10.

독보적인 인도계의 미국 이민 성공 사례

 

미국의 인종간 통계를 보다 보면 매우 흥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타인종을 압도하는 인도계의 성공입니다. 

 

아래 자료는 외국 출생 미국 거주 가구의 연소득과 해당 출신별 석사 이상 인구 비중을 도시한 것인데 유독 월등한 그룹이 하나 눈에 띱니다. 

바로 인도인들입니다.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반 정도는 2000년 이후에 정착한 사람들인데 이들의 최종 학력과 임금 수준은 그 어떤 미국내 인종 그룹과 비교하여도 압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백인뿐만 아니라 미국 이민의 최고 모범사례라고 칭송되는 유태인 그룹에 비해서도 높습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인도출생 미국가정의 평균 연소득은 10만 달러를 넘고 있으며 전체 인도출생 사람들 중 42%가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 출생 가국의 소득은 미국 백인 가구보다 대략 배 정도입니다.  

 

* 외국 출생 미국 거주 가구의 연소득과 대학원 졸 이상 비율

 

보다 구체적으로 비교하면 2010년 기준으로 25세 이상 인도출생 미국인의 대졸자 비중은 70%로 2위 그룹에 비해 20% 정도나 높습니다.

 

* 출생국별 25세 이상 인구 중 대졸자 비중

그리고 인도 출생 미국인들은 28%나 과학 및 공학 계통 일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 미국인의 5%만 이쪽 일에 종사하는 것을 고려하면 5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 아시아계의 과학 및 공학 산업 종사 비중

 

 

미국 실리콘 밸리 주요 기업의 인종 구성에서 아시아계로 분류된 상당수는 아마 인도계일 듯 합니다. 

 

* 주요 테크기업의 종업원 인종구성

이렇게 많은 우수한 재원의 인도인들이 미국에 이주할 수 있었던 데는 취업비자의 역할이 결정적 이었습니다. 

 

* 2011년 취업비자(H-1B 비자) 발급 건수를 보면 전체 12만 9천개중 인도인이 무려 7만2천개를 차지하여 56%에 이르고 있음

 

 

 

에디슨사의 대량 해고로 드러난 H-1B 비자의 이면

 

지금까지 인도계 우수 인력은 실리콘 밸리의 인력 수요와 맞물려 나름 손쉽게 미국에서 고급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내 고학력자의 취업난이 계속되자 정치권에는 인도인의 취업을 규제해 달라는 요청이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잘나가는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경쟁력 확보 주장에 가로막혀 고학력 취업비자 시장에 강력한 규제가 도입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나가던 인도계 우수 인력의 미국 취업이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한 사건을 계기로 큰 암초를 만날 것 같습니다. 

Southern California Edison(이하, 에디슨)이라는 전력회사는 2014년 여름 자사의 기존 IT인력 수백명을 해고하고 필요 인력은 인력외주업체인 Infosys와 Tata Consultancy Services를 통해 공급을 받아 충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두회사는 그동안 인도에서 우수한 젊은이들을 주로 미국 ICT 시장에 공급해온 업체들입니다. 

에디슨은 내부 IT 스페셜리스트들에게 8만~16만 달러를 지급했으나 훨씬 젊으면서도 스마트한 인도 청년들을 연 6만5천~7만1천달러 정도에 공급받음으로써 인건비를 40%나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에디슨의 IT인력 해고에 항의하는 노동단체의 시위모습

 

이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자 대부분의 이슈에서 으르렁 거리던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양당 의원들은 공동으로 H-1B비자를 통한 미국 취업의 대원칙은 기존 미국 일자리를 대체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노동부(DoL) 등으로 하여금 조사에 착수하도록 하였습니다. 

 

민주/공화 양당은 2016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국 일자리 보호에 열심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취업비자를 통한 고학력자의 미국 이민 과정이 보다 엄격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1880년대의 어떤 이민법 그리고 맺음말

 

나름 일리있는 미국 의회와 당국의 조사지만 이민국 미국의 역사를 보면 이번 조치는 1880년대 갑자기 들어선 한 이민법을 연상시키는 면이 있습니다. 

미국은 1820년에서 1987년까지 대략 5,400만명의 이민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민 절정기였던 1861년에서 1920년까지 기간 동안에는 무려 3,000만명의 이민자가 들어왔습니다. 

이민절차도 초기에는 워낙 허술해서 1880년대까지는 대서양을 건널 돈만 있으면 누구라도 미국에 와서 새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의 사회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져 갔습니다. 골드러시와 대규모 철도건설로 사람들이 서부에 몰리기 시작했는데 특히 철도건설 등의 노동자로 중국인 이주노동자가 급증하였습니다. 

그러자 백인 정착민을 중심으로 중국인 이주노동자들 때문에 자신들의 임금이 떨어진다며 중국인의 이민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사실 목소리만 높인 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 폭력 속에 적지 않은 중국 노동자들이 살해되었습니다. 

중국인 이민 반대 세력 중에서도 노동조합을 비롯한 백인 노동자 단체들이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이들의 공공연한 폭력과 시위 덕분에 중국인만 특정하여 이민을 금지하는 '1882년 중국인 이민 배제법(the Chinese Exclusion Act)'이 제정됩니다. 

 

* 공산주의자, 니힐리스트, 사회주의자, 아일랜드 형제단, 깡패들의 출입은 가능하지만 중국인은 들어올 수 없다는 당시 만연했던 인종주의적 분위기를 묘사한 카툰

중국인에 대한 이민 금지는 이제 미국을 넘어서게 됩니다. 캐나다는 1886년 중국인 이민 금지법을 제정하였고 1947년까지 아시아 이민을 받지 않았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국가가 구성되고 부터 아시아계의 이민을 법으로 금지하였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아시아 이민 차별 조항은 캐나다 1962년과 1976년 미국 1965년, 호주 1966년과 1973년에 이르러서야 공식적으로 폐지되었습니다. 물론 이러저러한 사유로 법 폐지 이전에도 이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필자는 1880년대 중국이민규제가 없었다면 캘리포니아의 인종구성에서 다수파는 중국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여간 이번 인도계의 비자 문제가 1880년대 중국 이민 금지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갈등 구조는 사실 같아 보입니다. 

백인들에 비해 낮은 임금에 더 많은 일을 하겠다고 줄을 서있는 아시아인이 수없이 나오는 상황에서 기존 노동시장에 속해있는 노동자들이 느끼는 위협감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화는 어찌보면 기존 부국의 노동시장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업주의 추가 이윤(어쩌면 극심한 경쟁속의 생존)을 위해 3세계 노동자를 저가로 고용하여 자국 노동자들을 한계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 취업 시장을 노리는 젋고 유능한 고급 엔지니어들에게는 꿈의 직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줄어드는 것을 결코 바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토요일 아침 외신을 읽다가 갑작스럽게 쓴 글이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기존 글의 백업과 원할한 자료 관리를 위해 빈약하지만 별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블로그의 글은 원칙적으로 모공 및 팁게글과 동일하지만 일부 차이가 나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참조문헌 등은 블로그를 통해 관리할 예정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방문해주셔서 덧글 등의 자취를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블로그 http://santa_croce.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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