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남편에게 11살짜리 동생이 있다는걸 듣고 엄청 놀랐죠
그때 남편 28살, 저 27살
무려 17살 차...
자기가 기저귀 갈고 분유 먹여서 키운 애라고
딸이나 다름 없다고 허허 웃는 남편이 첨엔 짜증났어요ㅋㅋ
혹시 우리가 키워야하는 상황이 오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시부모님이 젊고 건강하시고 금전적으로 풍족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ㅋㅋㅋ
처음 대면 했을때 시부모님 뒤에 숨어서 부끄러워하며 저랑 눈도 못마주치던 애기 아가씨..ㅋㅋㅋ
이제는 제 무릎에 기대서 잘만큼 친해졌어요
첫 명절에 남편이랑 시댁에 가서 임신 사실을 알렸더니
울 아가씨가 제일 신나 하더군요ㅋㅋ
그러면서 하는말이 이제 오빠한테 진 빚을 갚을수 있겠다구ㅋㅋㅋㅋㅋ
애기 태어나면 자기가 업고 다니고 똥기저귀도 갈아준다고 당당하게 얘기하는데 그모습이 왜이리 귀여운지ㅋㅋ
그리고 음식 준비를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잠시 선잠에 들었는데 시어머니가 방에 들어오셔서 자니? 하시기에
아 일어나야겠다 싶었는데
우리 아가씨 후다닥 달려와서는 "안돼 엄마 조용히 해. 뱃속에 아기 있어서 언니 자야해"
ㅋㅋㅋㅋ 나 깨있는데... 나 안자요 아가씨....
일어나서 놀려주려다가 그냥 귀여워서 모르는척 삼십분을 그렇게 누워있었어요
밖에서 소근소근 언니 자니까 조용히 하라며 남편이 보던 티비까지 꺼버리던 아가씨...ㅋㅋ
남편이 티비도 못보게 하냐고 이나이에 초딩한테 잔소리 듣는다며 투덜거리는데 그모습이 왜이리 웃긴지ㅋㅋ
그날 하루종일 기분 좋았어요ㅋㅋ
막달때는 제 신발도 자기가 신겨준다고ㅋㅋㅋ
장을 같이 보러가면 가벼운건 제가 들고 무거운건
꼭 자기가 들어요
엄청 힘들어보이는데도 끝까지 괜찮다며~ 자기는 한개도 안힘들다고..ㅋㅋ
그럴때면 저도 모르는척, 갑자기 시원한게 마시고 싶다고 카페에서 쉬었다 가자고 하죠ㅋㅋ
그리고 남편 퇴근할때까지 카페에서 쥬스랑 케이크 먹으면서 수다 떨어요
자기 친구 얘기도 하고 가끔 좋아하는 남자애 얘기도 하고
선생님한테 혼난거 칭찬받은거, 그리고 남편 얘기까지
쉴새없이 쫑알쫑알ㅎㅎ
그러다보면 남편 등장..ㅋㅋ
애기 태어나고는 평일에 학교마치고 오고 주말에도 혼자 오고
거의 일주일 내내 왔는데
남편이 저 피곤할까봐 한소리 했나봐여
왤케 자주 오냐고.. 일주일에 딱 한번만 오라고..ㅋㅋ
한동안 아가씨 안오길래 왜 안오냐했더니 오빠가 가지말라 했다고 전화로 펑펑 울어요ㅠㅠㅋㅋ
맨날 와도 되니까 오빠 눈치보지말구 오라고 하니까
또 매일 와요ㅋㅋ 와서는 청소도 자기가 한다 그러구
기저귀도 자기가 갈아준다 하구
저는 편해요ㅋㅋ 쪼매난 강아지 같기도 하고
마냥 귀여워요
어린아가씨를 만나기전엔 좀 싫고 불편할거 같았는데
알고보니 너무 좋네요ㅋㅋ
저한테 세상 다정하게 대해주시는 시부모님들 보다도
이제는 아가씨가 더 좋아요
울아들이랑 같이 놀다가 같이 잠든 모습보면 그렇게 이쁠수가 없어요
코로나 때문에 지금 자주 못보고 있는데
너무 보고싶네용ㅋㅋ
학교도 못가서 심심할텐데 아기 아프면 안된다고 놀러오라고 해도 안와요ㅜㅜㅋㅋ
보고싶은 울 애기 아가씨..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어요~~~
'지나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모스트 엔터테인먼트 김다령 (0) | 2020.04.21 |
---|---|
검은 머리 외국인 (0) | 2020.04.15 |
천 한장으로 인형 만들기 (0) | 2020.04.13 |
전복 근접 촬영 (0) | 2020.04.13 |
공사장 마이클 잭슨 (0) | 2020.04.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