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와의 약속인 10년의 기부를 마지막으로 익명기부를 마무리 합니다.”
대구 '키다리 아저씨'가 전하고 간 성금과 메모.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10년 동안 10억3000여만원 익명으로 기부
‘대구 키다리 아저씨’로 불리운 60대의 익명 기부자가 지난 22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근 식당에서 부인과 함께 봉투를 내밀었다.
이 자리에는 키다리아저씨 부부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이희정 사무처장등
모금회 관계자 3명이 함께 했다.
봉투에는 5000여만원의 수표와 메모가 들어있었다.
메모에는 “스스로와의 약속인 10년의 기부를 마지막으로 익명기부를 마무리 한다”는
말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키다리 아저씨들이 나눔에 참여를
했으면 좋겠다”는 메모가 쓰여져 있었다. 또 “나누는 동안 즐거움과 행복함을 많이 느꼈다”는 소감도 있었다.
지난 2012년 1월 처음 시작된 키다리 아저씨의 기부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대구의 이 키다리 아저씨는 그해 1월 대구사회복지동동모금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원을 전달하면서 나눔이 시작됐다. 그해 12월 1억2300여만원을 전달했고,
매년 빠짐없이 1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나누다 보니 적어서 미안하다”는 메모와 함께 2000여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어 올 12월 5000여만원을 기부하며 익명의 기부를 마무리 한 것이다.
지금까지 기탁한 성금은 모두 10억3500여만원에 이른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 키다리 아저씨는 크지 않은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경북에서 출생해 1960년대 학업을 위해 대구에 왔다고 한다.
그러나 부친을 잃게 되면서 키다리 아저씨는 생업을 위해 직장을 다닐 수 밖에 없었다.
결혼 후 3평이 안되는 단칸방에서 시작한 키다리 아저씨 부부는 늘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해왔고,
수익의 3분의 1은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나누었다고 했다.
이후 회사를 경영하면서 여러 차례 위기도 있었고, 기부를 중단하라는 직원들도 있었다.
그때마다 그는 “이 돈은 내 돈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수익의 일부분을 떼놓고 나눔을 이어왔다고 했다.
가족들도 처음에는 그의 기부 사실을 몰랐다.
부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기부할 때에는 남편이 카다리 아저씨라는 것을 알지 못했으나
어느날 신문에 키다리 아저씨가 남긴 필체를 보고 남편임을 짐작해 물어서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부인은 남편의 나눔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키다리 아저씨가 10년의 약속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자녀들 역시 언론에 보도된 키다리 아저씨의 필체를 보고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난뒤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했다.
손주 또한 할아버지를 닮아 일상생활 속에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키다리 아저씨의 선행으로 전국이 따뜻함을 선물받은 가운데 이 시간에도
또다른 키다리 아저씨의 나눔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오랜 시간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 오신
키다리 아저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기부자님의 뜻에 따라
꼭 필요한 곳에 늦지 않게 잘 전달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대구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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